서은생각

미장원에서 (2008.11.27 00:59)

noonday 2012. 2. 11. 20:42
cyworld 2003-2012


#1
머리하는 일은 잡지책 한권을 다 읽어도 모자란, 참 지루한 일이다.

머리에 롤을 잔뜩 말아둔 채로 꾸벅꾸벅 졸고 있던 중
귀에 쏙 들어오는 옆 사람의 한마디


"언니 제 머리, 공주같이 만들어 주세요!"

(뭐라고??)
순간 고개를 돌려 고개를 돌려 처다보니

옆에 앉은 사람이 매우 당당한 표정으로 거울을 보면서
스타일리스트에게 저렇게 주문을 하고 있다.

"공주같이 만들어 주세요!"

(아.. 대체.. 공주같은 머리는 어떤 스타일을 말하는거냐..)


궁금해졌다.
과연, 어떻게 만들어 낼지 끝까지 지켜보기로 했다.

헤어디자이너는 고데기로 머리도 말고, 드라이도 하고,
뭐 이것 저것 나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그 손님,
이것 저것 자기 맘에 들지 않는다고 끊임없이 투덜거린다.

(이 사람 참.. 처음부터 말을 똑바로 하든가.. )



잠시 후

"공주같은 머리" 세팅이 드디어 끝났다.

그러면 그렇지...손님이 생각하는 공주같은 머리와
디자이너가 생각한 공주스타일이 꼭 같으란 법은 없거든

그래서 주문은 명확하게 해야 한다.



#2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 공주같은 머리요..." 라고 하면
하나님이 참 황당해 하시겠다... 싶다.

주님이 생각하시는 공주같은 머리와 우리가 생각하는 머리가 다를 수도 있겠지.. 아마도 그러겠지?

그래서 그분이 응답을 주셔도, 그것이 응답인지도 모르고 안들어주셨다고 투덜대겠지??


우리가 두리뭉실하게 기도하면 애매한 응답을 주시고
구체적으로 기도할 때 명확한 응답을 주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