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5 승차
9:17 도착
출발부터 가속페달 밟는 소리에
절로 안전벨트에 손이 갔다
기사님은 아예 왼쪽으로 치우친 자세로
사이드미러를 아주 잘 이용하셨는데
93.1 클래식방송과 아저씨의 유연한 움직임이 뭔가 묘하게 잘 어울렸다
영화의 관객이었다면 느긋하게 감상했을텐데
안타깝게도 이건 실제 상황이다
오늘 집에 일찍 가려나
좀 천천히 가도 되는데
강변북로에 적당히 차도 좀 있어주고 그러면 참 좋으련만
잠시 한정식집 봉고와 경쟁가도를 달려
보복운전 레이싱에 휘말리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되다가도
길을 잘 못 들은 차의 수줍은 깜박이에는 양보의 미덕을 보여 승객을 안심시키시기도
어찌나 급하신지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카드단말기 결재 버튼을 누르셨다
민첩하지 못한 승객은 더디 지갑을 꺼내고
(눈치없는 체크카드는 왜 또 인식이 잘 안되고 그러니)
“감사합니다~”
척(문 닫는 소리)
심장이 쪼글쪼글...
쭈글...
(아 왠지 피곤하다.. 당직근무 탓이겠지...)
1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