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생각
연장근무
noonday
2012. 8. 28. 20:33
캄캄해진 저녁,
오늘은 태풍 때문인지
유난히 더 깜깜해 보이는 창밖
바람이 부는지 그쳤는지도
유리창에 코끝을 부딪혀야 겨우 보일락 말락
연장근무인 날엔 늘 늦잠을 자고
어슬렁 어슬렁 기어나왔는데
오늘은 광화문에 볼 일도 있고
하루를 길게 보내고 싶기도 하고
해서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왔다
책을 여러 권 한꺼번에 보는 버릇은 여전하다
교보에서 메시지 역사서를 집어들고
카페에 앉아서 한참 보다가 출근을 했는데
'물고기마음'에서 발췌된 수필의 한 자락을 읽은 후
지금 피천득의 '인연'을 찾아 읽고 있다
퇴근길엔 읽다 만 사무엘을 다시 볼 예정이고
내일 점심시간엔 '인연'을 짬짜미 뒤적여 봐야 겠다.
둘 다 한 두 페이지 읽다 말아도
아무렇지 않은 책이다
모두가 이어지지만
짧게 짧게 끊어 읽을 수도 있는
오늘 삶의 한 페이지도 이렇게
짧게 끊고,
내일 다시 펼쳐볼까 한다